2014년 9월 현재 세계 스마트폰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업체는 삼성전자나 애플이 아닌 중국의 `샤오미`입니다. 한자말로 좁쌀을 뜻하는 이 샤오미는 저가폰을 온라인으로 판다는 판매 전략으로 삼성전자를 밀어내고 중국 시장을 석권했습니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으로 발돋움한 중국에서 밀려난 삼성전자는 이때문에 충격이 큰 상태입니다. 

샤오미의 전략은 간단합니다. 삼성전자와 비교해 차이가 적은 성능의 스마트폰을 싼 가격에 판매한다는 전략입니다. 스티브 잡스를 흠모해 제품 외양부터 프리젠테이션 스타일까지 모두 따라해 `애플 짝퉁`으로까지 불리는 샤오미가 이젠 중국을 넘어 세계를 향할 태세입니다. 더욱이 중국 토종 브랜드의 약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습니다. 

시장을 좁혀 혈압계 업계에도 세계적인 브랜드에 중국 브랜드가 자체 브랜드를 갖고 도전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중국 브랜드가 소수에 지나지 않습니다. 허나 비슷한 성능에 가격이 저렴하다면 소비자들의 선택이 어디로 갈지 자명합니다. 

◇트렌스텍 혈압계..싼 가격 장점 

가장 유력한 후보중 하나가 중국 트렌스텍의 혈압계가 아닐까 싶습니다. 아직은 혈압계 최대 업체 오므론의 아성(세계 시장 점유율 50%)에 도전할 만큼은 아닌 듯 싶습니다. 그러나 트랜스택도 샤오미와 비슷한 전략을 쓰고 있습니다. 시장 선점 업체 제품과 비슷한 성능이지만 가격은 싼 저가 정책을 통해 시장을 넓혀 가는 것입니다. 

실제 트렌스텍(TMB-1112, 이하 트렌스텍)의 가격은 오므론 제품의 절반 혹은 3분의 1 밖에 안됩니다. 의료기 쇼핑몰 애니메디(www.anymedi.co.kr)에 게시된 트렌스텍 혈압계의 가격은 2014년 9월 현재 5만5000원입니다. 

반면 대중적으로 많이 나가는 오므론 혈압계 HEM-7011의 가격은 9만5000원입니다. 트렌스텍의 2배 수준입니다. 이보다 후속작인 HEM-7210은 12만원입니다. 다른 혈압계 브랜드 하트만, AND도 트렌스텍보다는 가격이 비쌉니다.  

◇제품 외양 

제품 외양은 여느 가정용 혈압계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습니다. LCD 창도 넓고 조작 버튼도 큰 편입니다. 어르신들 보기에 편합니다. 사용 시에는 커프를 팔뚝에 두르고 측정 버튼만 누르면 됩니다. LCD 창에는 최고 혈압과 최저 혈압, 심박수가 찍힙니다. 과거 기록을 저장할 수 있습니다. 

전지는 A2 크기 건전지 4개를 씁니다. 어댑터를 쓰면 전원선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성능? "오므론에 뒤지지 않는다" 

중국산이라는 편견 때문에 중국 브랜드인 트렌스텍의 정확성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사실 오므론이 국내에 팔고 있는 대부분의 혈압계가 중국산입니다. 따지고 보면 우리 주변 대부분의 가전 기기가 중국산입니다. 단지 중국산이라는 이유로 배척할 수는 없다는 얘기입니다.  

오므론 혈압계와 함께 트렌스텍 혈압계의 성능을 측정해보았습니다. 대중적인 오므론 제품인 HEM-7011로 직접 혈압을 재봤습니다. 

참고로 혈압을 가정에서 측정할 때는 한 두번만 재보고 자신의 혈압이라고 단정지어서는 안됩니다. 측정할 때 긴장하거나 말을 하는 등 다른 변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되도록 여러번 재보고 그 측정값들의 평균을 자신의 혈압으로 여겨야 합니다. 

트렌스텍 혈압계와 HEM-7011 두 혈압계로 각기 10차례 혈압을 측정했습니다. 측정인은 30대 초반 남성 1인입니다. 이미 여러 차례 건강검진을 통해 혈압에는 문제가 없다고 진단 받았습니다.

트렌스텍 혈압계로 처음 1회부터 10회까지 측정했습니다. 수축기는 110대 초반에서, 이완기는 70대 초반에서 비교적 균일하게 나왔습니다. 

HEM-7011은 처음 측정시 수축기 혈압이 120을 넘었고 이후 점차 안정되면서 본래 혈압을 찾아갔습니다. 3회차부터 수축기 혈압이 비교적 균일하게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혈압 평균은 최소값과 최대값을 뺀 8회차를 합산해 계산했습니다. 트렌스텍은 수축기 혈압이 112.1, 이완기 혈압이 73.25로 나왔습니다. HEM-7011은 수축기 평균이 115.3, 이완기 혈압이 70.5로 나왔습니다. 두 혈압계간 측정 격차는 2~3으로 그리 크지 않았습니다. 다만 트렌스텍보다는 HEM-7011의 수축·이완 혈압차가 컸습니다. 

평균 혈압에 대한 편차는 어땠을까요? 이때는 표준편차 산출법을 사용했습니다. 표준편차는 각 측정값이 얼마만큼 평균값에서 벗어났는지 알려주는 숫자입니다. 적을수록 평균에 가깝고 측정값이 균일하다는 뜻입니다. 

트렌스텍의 수축기 혈압 표준 편차는 1.269로 나타났습니다. HEM-7011은 2.107이었습니다. 수축기 혈압에 있어서는 HEM-7011의 측정값이 더 들쭉날쭉했다는 얘기입니다. 

이완기 혈압 시 표준편차는 트렌스텍이 1.299, HEM-7011이 1.118이었습니다. HEM-7011이 근소하게 앞섰습니다. 

◇단점..측정시 센 압력 

단점은 측정시 팔뚝에 가해지는 압력이 비교적 세다는 점입니다. HEM-7011의 압력과 비교했을 때 확실히 강했습니다. 팔뚝이 아프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일부 노약자라면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고 봅니다. 가정용 혈압계의 수요자가 노약자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커프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이면서도 측정 정확성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트렌스텍은? 

트렌스텍은 2002년 중국 남부 광둥성에 있는 중산시에서 설립됐습니다. ODM(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 ) 업체로 의료기 등을 제작해 납품했습니다. ODM은 하청업체가 제품의 개발과 생산을 모두 담당하는 방식입니다. 이 때문에 독자적인 연구개발(R&D) 센터, 마케팅 부서가 있습니다. 

생산된 제품중 내수 비율은 8%에 지나지 않습니다. 유럽에 가장 많이 수출하고 미국과 아시아 순으로 수출합니다. 

직원 수는 약 1000명입니다.